검색결과
-
배우 김윤혜, tvN 새 드라마 <정년이> 확정! 여자 주연을 도맡는 매란국극단의 공주님 ‘서혜랑’ 役 탄탄한 라인업 합류배우 김윤혜가 ‘정년이’ 출연을 확정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국민문화신문) 유한나 기자 = tvN 새 드라마 ‘정년이’(연출 정지인, 극본 최효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N∙매니지먼트mmm∙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김태리 분)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린다. 김윤혜는 극 중 우아하고 나긋나긋한 자태를 지닌 매란국극단의 공주님 ‘서혜랑’ 역으로 분한다. 춤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으로 여자 주연을 도맡아 하는 그녀는 국극단 내 남자 주연을 도맡은 문옥경(정은채 분) 외에도 윤정년, 허영서(신예은 분) 등의 인물들과 호흡하며 작품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낼 전망이다.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필모그래피 가운데 tvN ‘빈센조’, ’별똥별’ 등의 작품에서 변화무쌍한 캐릭터 변신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인 김윤혜는 주연으로 합류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를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에는 코믹 로맨스 영화 ‘봉태리’에서 가짜농부 ‘봉숙’ 역으로 힐링을 선사하기도 한 것. 이에 새로운 작품인 ‘정년이’를 만나 앞서 기존 작품들에서 보였던 캐릭터들과는 전혀 다른 결의 인물인 ‘서혜랑’을 새롭게 그려낼 김윤혜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높아진다. 한편, tvN 새 드라마 ‘정년이’는 2024년에 방송된다.
-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4년 만에 더욱 웅장하게 돌아온 영웅들의 대서사시패왕별희 공연 사진 (국민문화신문) 유한나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패왕별희>를 11월 11일(토)부터 11월 18일(토)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동명 경극을 원작으로,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황제 유방의 대립, 전쟁에 패한 항우와 연인 우희의 이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9년 4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초연과 같은 해 11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재공연 모두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4년 만에 돌아온 창극 <패왕별희>는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와 한층 광대해진 규모와 촘촘해진 완성도로 관객과 만난다. 국립창극단 <패왕별희>는 손끝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경극과 소리에 우주를 담아내는 창극의 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국내외 최고 제작진과 국립창극단이 의기투합해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의 연출은 대만의 배우이자 당대전기극장 대표로 경극의 현대화 작업에 천착해 온 우싱궈가 맡았다. 작창·작곡·음악감독에는 창극 <정년이><나무, 물고기, 달><흥보씨> 등을 함께한 이자람이, 의상디자이너로는 아카데미 미술상에 빛나는 예진텐(Tim Yip)이 참여했다. 제작진은 두 나라의 전통예술인 경극과 창극이 지닌 멋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신선한 조화를 이뤄냈다. 의상‧분장‧소품‧안무 등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경극의 요소를, 대사나 음악 등 청각적인 측면에서는 창극의 매력을 부각했다. 재공연을 위해 모인 제작진은 세밀한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완성할 계획이다. 우싱궈 연출가는 “창극 <패왕별희>는 판소리의 정수를 담아내고자 힘쓴 작품으로, 원작 경극과는 달리 소리가 빚어내는 처량한 아름다움과 강한 생명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서 4년 만에 다시 선보이게 됐는데 이번에는 출연진도 충원하고 악기 편성 보강하는 등 정교하게 다듬었으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작품은 창극의 도창(해설자) 격인 맹인노파의 구슬픈 소리로 시작된다. 이어서 항우가 유방을 살려줘 패전의 원인이 된 ‘홍문연’ 장면부터 중국 역사상 위대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십면매복’, 유방에게 패해 달아나다 포위된 항우의 죽음을 다룬 마지막 ‘오강에서 자결하다’까지 긴장감 넘치게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는 항우와 우희의 이별을 그린 ‘패왕별희’ 장면이다. '우희’ 역을 맡아 요염한 몸짓과 고난도 검무까지 소화한 국립창극단원 김준수와 굵은 목소리와 떡 벌어진 어깨로 장수의 기개를 보여준 ‘항우’ 역에 정보권의 연기가 주목할 만하다. 패왕이지만 영웅으로 기록된 항우의 삶과 죽음을 총 2막 7장에 걸쳐 그린 창극 <패왕별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술수를 쓰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 강직하고 대범한 항우의 면모를 통해 진정한 승리와 영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전쟁 속에서도 일상을 걱정하는 평범한 이들의 모습, 한 사람을 향한 애절한 사랑 등 시대불변의 이야기로 관객의 공감 자아낸다. 이번 공연은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긴 만큼 국립창극단 전 단원 포함, 총 47명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더욱 깊어진 연기와 호방한 소리, 힘찬 에너지를 선사한다. ‘항우’ 역 정보권, ‘우희’ 역 김준수, ‘범증’ 역 허종열, ‘여치’ 역 이연주 등 우리 소리는 물론, 경극의 몸짓까지 완벽히 소화한 배우들이 한층 농익은 소리와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유방’ 역에는 국립창극단원 이광복이 새롭게 출연한다.
-
젊은 소리꾼들의 ‘힙’하고 ‘딥’한 소리 판 국립창극단 <절창>절창 공연사진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를 4월 27일(목)부터 5월 7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절창Ⅰ>(4.27~28)과 <절창Ⅱ>(5.2~3), <절창Ⅲ>(5.6~7)까지 총 세 편이 각각 2회씩 이어진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에 주목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참신한 구성과 현대적인 무대를 바탕으로 소리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이다. <절창Ⅰ>과 <절창Ⅱ>는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판소리가 그 자체로 ‘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 등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국립창극단은 이번 시즌 두 편의 레퍼토리에 이어 신작까지 차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신작 <절창Ⅲ>에서는 국립창극단 단원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소리꾼으로까지 출연진을 확장한 점이 눈에 띈다. 2021년 초연한 <절창Ⅰ>(연출·구성 남인우)은 국립창극단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부르는 ‘수궁가’다. 완창하려면 4시간가량 소요되는 원전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해서 들려준다. 초연 시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대목을 독창뿐만 아니라, 판소리 장단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 등의 다양한 입체창 방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에서는 평소 막역한 친분을 보여 온 김준수와 유태평양의 더욱 차진 호흡을 기대할 만하다. <절창Ⅰ>은 7월 지방 공연(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_7.7.~8. 세종예술의전당_7.14.~15.)을 통해 더욱 많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절창Ⅱ>(연출·구성 남인우)는 국립창극단 민은경과 이소연이 꾸미는 판으로 2022년 초연했다. 민은경과 이소연은 각자의 주 전공인 ‘춘향가’와 ‘적벽가’를 중심으로 서로의 소리를 넘나들며 연극적 재담의 묘미를 살린 입체창과 역할극을 선보인다.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적벽가’의 서사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그 흐름에 맞춰 ‘춘향가’ 장면을 뒤섞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전쟁’과 ‘사랑’을 다룬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며 조화를 이룬다. 판소리 ‘적벽가’가 영웅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원전 소설과 달리 군사들의 고통을 노래한다는 점에 주목, 작품은 전쟁의 참혹함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새기며 지금도 유효한 전쟁과 평화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특히, 이번 무대는 최근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창극 <정년이>에서 ‘윤정년’(이소연)과 ‘박초록’(민은경) 역으로 사랑받은 두 배우가 정통 소리꾼으로서 진면목을 보여주는 시간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신작 <절창Ⅲ>(연출·구성 이치민)의 주인공은 밴드 ‘이날치’의 보컬로 이름을 알린 안이호와 국립창극단에서 매 작품 열연을 펼치는 이광복이다. 안이호가 부르는 ‘수궁가’와 이광복이 부르는 ‘심청가’로 구성되며, 판소리의 본질을 오롯이 전하기 위해 각 작품의 주요 대목을 원전 그대로 충실하게 부르는 데 중점을 둔다. 음악적으로는 북․장구․징 등 여러 타악기를 활용해 볼륨감을 풍성하게 살리고, 동해안별신굿 가락을 판소리에 접목해 기존 소리 장단을 변형해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여기에 몽환적인 전자음악 사운드를 가미해 판소리의 공감각적 확장을 이끈다. 소리는 원형에 가깝지만, 두 사설을 엮고 캐릭터를 풀어내는 방식은 현대적이다. <절창Ⅲ>에서는 아비의 눈을 띄우기 위해 물에 몸을 던진 심청과 병든 용왕을 살리기 위해 뭍으로 가는 별주부가 ‘효(孝)’와 ‘충(忠)’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해 각자의 자유를 찾아가는 캐릭터로 새롭게 그려진다. 이를 통해 저마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
직장인 '체감 퇴직 나이'는 50.9세…19%만이 정년보장 믿어'60세 정년시대' 잡코리아 설문…대기업 48.8세·공기업은 54.8세66%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 느낀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정년 60세 시대'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정작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본인의 정년은 50세를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 직장인은 5명 중 1명꼴에 그쳤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남녀직장인 1천405명을 대상으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몇 세까지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라고 설문한 결과 평균 50.9세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남성은 평균 51.7세, 여성은 49.9세였다. 공기업은 54.8세, 중소기업 50.8세, 대기업 48.8세로, 재직 중인 기업 형태별로 차이를 보였다. 직급별로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대리·과장·차장급의 예상 퇴직 시기가 이른 편이었다. 사원급은 51.7세, 대리급 49.3세, 과장급 50.2세, 차장급 50.1세, 부장급 51.4세, 이사(임원)급 51.3세로 나타났다. 서비스직에 근무하는 이들은 퇴직 연령을 평균 53.1세로 예상해 다른 직무보다 오래 일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기술직(52.8세)과 영업·영업관리직(51세), 재무·회계직(50.2세)도 퇴직 예상 시기가 늦은 편이었다. 반면 인사·총무직(49.7세), 마케팅·홍보직(49.4세), 기획직(48.6), IT·정보통신직(47세), 디자인직(47세)은 50대 이전에 회사를 나갈 것이라도 봤다. 응답자의 66%는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정년 때까지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18.6%에 그쳤다.전체 응답자의 73%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등으로 직업 전환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
여경 5명 모집에 1천179명 지원…'공무원시험에 내 인생 걸었다'50대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응시…공무원수 제한으로 갈수록 '좁은 문' (전국종합=연합뉴스) "대학 졸업 후 4번째 응시하는데…말단 공무원 되기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학원가에서 만난 9급 지방공무원 취업 준비생(공시생) A씨(26·여)의 한탄이다.6월 치러지는 올해 9급 지방공무원 시험에는 역대 최대 인원이 몰렸다. 10대 청소년부터 50대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지원하고 있다.갈수록 사기업이 채용인원을 줄이는 추세인데다 자주 구조조정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치열한 경쟁…전북도청 9급 행정직 182대 1로 최고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가 총 1만1천359명을 뽑는 올해 9급 지방직 공채에는 총 21만2천983명이 지원해 평균 18.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만1천455명 선발에 18만8천여 명이 지원한 작년보다 1만4천명 가량 지원자가 많다. 거주지와 무관하게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 서울시 9급 공채는 1천586명 선발에 13만2천84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83.8대 1에 달했다.나머지 지역의 경쟁률은 12.8대 1(제주)∼32.3대 1(대전)로 나타났다.특히 2명을 선발하는 전북도의 일반행정 9급에는 364명이 지원해 1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전북도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지난 4월 15일 도청 대강당에서 '공무원 채용설명회'를 열었다.설명회에는 고교생, 대학생, 직장인, 학부모 등 1천여명이 몰렸다.올해 각 시·군에서 인기 높은 공직의 채용 경쟁률을 보면 '치열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창원시 9급 지방세 직렬은 67.3대 1, 제주도 시간선택제 구분모집은 3개 직렬 평균 76대 1, 충북 시설관리 9급은 37.7대 1이다. 경북교육청 식품위생 일반직은 1명 모집에 80명이, 인천시 운전 9급은 2명 모집에 251명이 몰렸다. 부산경찰청 순경 시험은 39.1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세웠는데, 이중 여경은 5명 모집에 1천179명이 지원해 235.8대 1을 나타냈다.◇ 50대 늦깎이 응시생도 도전…공무원 수 제한으로 갈수록 '좁은 문' "딸과 아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응시했습니다. 합격하면 주민의 편에 서서 고향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중소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그만둔 54세 늦깎이 응시생 B씨의 각오다.공무원 정년이 60세이고 퇴직 1년 전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A씨가 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5년뿐이다.하지만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태껏 고향을 위해 한 일이 없는 그는 인생 후반부를 고향에서, 그것도 공무원으로 주민에게 봉사하고자 매일 이른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2008년 10월 공무원 임용 연령 제한이 폐지되자 40대는 물론 50대까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16개 시도 지원자의 연령별 분포는 20대가 62.6%로 가장 많고 30대(30.6%)가 뒤를 이었다.40대와 50대 지원자는 각각 1만735명과 1천36명으로 집계됐다. 지방공무원 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지방공무원 수가 처음으로 총 30만명을 넘어서자 정부가 지방 재정 악화 등을 고려해 인원을 더 늘리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실제 지자체의 수입 대비 인건비 비중이 2010년 21.5%에서 2015년 25.2%까지 증가하기도 했다.강원도는 오히려 18개 시·군 공무원 선발 규모가 지난해 1천306명에서 올해는 875명으로 430명 줄었다. 각 시·도는 6월 18일, 서울은 같은 달 25일 9급 공채 필기시험을 치른다. 경남도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방 재정 악화를 막고자 공무원 수를 관리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공무원 시험 열풍'…민간보다 처우 좋은데 "목매는건 당연"평균 5천900만원 연봉·정년보장…안전한 근무환경에 일·가정양립 가능개혁해도 여전히 유리한 연금…"비정규직 많은 민간과 비교하면 공직이 훨씬좋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임기창 기자 = "죄송합니다. 공무원이 꼭 되고 싶었습니다"(청사 침입 '공시생' 송모씨) "몇 번째 응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시험을 많이 봤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또 보게 된다. 작년 말에 기업 임원 차량 운전사로 취직했지만 출근해서도 시간이 빌 때는 시험공부를 한다" (35세 직장인 공시생 김모씨)시험 마친 공시생들(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난 뒤 고사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4천120명 선발에 사상 최대 인원인 22만1천853명이 접수해 53.8: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16.4.9 9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에는 사상 최대인원인 22만명이 몰렸다. 20대 청년층이 가장 많지만 40세 이상도 1만명을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지원자 송모(26)씨가 시험지와 답안지를 훔치고,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합격자 명단까지 조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붙잡힌 송씨는 기자들 앞에서 "7급 공무원이 꼭 되고 싶었다"고 했다. 공직 최하위직인 9급에 연령을 불문하고 수십만명이 몰리고, 7급 공무원이 되고자 범죄까지 저지를 정도로 치솟은 공무원 인기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처우 간극이 극심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체포된 공시생 영장실질심사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정부청사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된 7급 공무원 수험생 송모(26) 씨가 이달 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를 나가고 있다. ◇ 9급 초임도 연봉 2천500만∼2천700만원 공무원 급여가 '박봉'을 벗어난 지는 한참됐다. 9급 초임부터 국무총리까지 우리나라 모든 공무원의 평균연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소득월액 평균은 작년 기준으로 5천604만원(세전)이다. 2011년 이후 4년간 연평균 상승폭을 적용하면 올해는 5천860만원선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장기근속자가 많은 교직원, 위험수당이 많은 경찰과 소방관 등이 상대적으로 총급여가 많고 일반직 공무원은 적은 편이다.그러나 근속기간이 짧은 초임 공무원도 우리 사회 전반과 비교하면 그다지 박하지 않다. 기본급에 해당하는 '봉급'에 정액급식비·직급보조비·정근수당·명절휴가비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맞춤형 복지비'까지 고려하면 9급 지방직의 초임은 2천 600만∼2천700만원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4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평균 3천491만원이다. 그러나 경총의 조사에 포함된 주요 400여 기업에서 뽑는 정규직 일자리는 전체 취업준비생 중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이 단체가 최근 발표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기간제 초임은 2천189만원으로 9급 공무원보다 훨씬 적다. 고용 인원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많고, 기간제가 계속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9급 공무원 처우가 기업 신입사원에 견줘 전혀 나쁘지 않은 셈이다. ◇ "채용 공정…성실히 공부하면 언젠가 합격" 기대감도 정년이 확실히 보장되는 공무원의 안정성은 기업과 비교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방지법'이 시행되면서 고위직도 대부분 59세까지 근무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일·가정 양립정책과 양성평등 인사정책은 특히 여성 지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작년에 개혁이 단행되긴 했지만 공무원연금도 여전히 국민연금 가입자보다 좋은 조건이다. 반면 민간부문은 정년보장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고, 정시 출퇴근과 주 5일제마저 보장되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다.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처우 간극은 좁혀지지 않으니 공직 인기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고 공시생들은 입을 모았다. 대기업까지 포함해도 공직만한 처우를 찾기 힘들다는 것. 노량진 공시생 곽모(26)씨는 "일반 회사에 들어갔을 때 받는 급여 수준이나 명예퇴직, 조기퇴직 압박 등을 비교하면 공무원이 훨씬 낫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젊은층이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선발인원이 많고 채용이 공정하므로 누구든 끈기 있게 공부하면 합격한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다는 점도 공시 열풍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 차량을 운전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35)씨는 "사법고시처럼 많이 어렵지 않고 '실수만 안 하면 다음에는 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찌보면 공시는 마약 같다"고 털어놨다.
-
매출 200대 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절반에 불과(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공공기관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응답기업 179개사)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기업이 51.4%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23.5%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었으며 25.1%는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기업 중 47.8%가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답했다.노조가 있는 기업 중 상급단체별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이 78.3%, 상급단체가 한국노총인 경우 58.8%, 민주노총인 경우 40.7%로 나타났다.자동 호봉 승급제를 운영하는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비율(55.3%)이 자동 호봉 승급제가 없는 기업의 도입 비율(40.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주요 이유가 자동 호봉 승급제로 인한 부담에 기인하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로 추정된다.응답기업 중 노조가 있는 기업은 55.1%, 무노조 기업은 39.1%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 중 74.0%가 기본급(기본연봉)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총연봉을 조정하는 경우는 24.0%로 나타났다.전체 응답기업의 기존 정년은 평균 57.0세였으며 기존 정년이 55세라고 응답한 비율이 34.6%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
韓 55∼64세 男 고용률 OECD 상위권…"노후 걱정돼 한푼이라도"한국, 여성 고용률은 하락…OECD 최하위권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한국 55∼64세 장년층 남성의 고용률이 80%에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 사회가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남녀 비율이 역전돼 여초(女超) 사회로 전환했지만, 여성고용률은 하락했다. 특히 출산·육아기에 해당하는 25∼54세 한국 여성고용률은 OECD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뼈빠지는 장년층, 생계비 벌려고 일 나간다 탑골공원 노인들(AP=연합뉴스 DB) 노후준비가 쉽지 않은 한국 장년층이 고용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28일 OECD의 2015년 2분기 회원국 고용률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55∼64세 장년층 고용률은 65.5%로 OECD 평균 58%는 물론, 주요7개국(G7) 평균 61.3%를 웃돌았다. OECD 34개 회원국 중에는 9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남성 장년층 고용률은 78.8%로 OECD 평균 66.8%를 10%포인트 넘게 상회해 34개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 6위에 올랐다. 여성 장년층 고용률도 52.5%로 OECD 평균 49.8%보다 높아 34개 회원국 중 16위를 차지했다. 이들 장년층 일자리의 질은 좋지 않은 편이다. OECD 고용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년층 피고용자의 49.5%는 시간제나 임시직 노동자였다.LG경제연구원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노후준비가 부족한 장년층의 고용시장 복귀는 최근 2~3년간 지속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최근 법정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노후 생계비를 위해 다시 고용시장에 뛰어든 여성 장년층은 시간제 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이나 복지, 서비스업종으로 흡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연구위원은 "정년 연장과 퇴직 후 자영업에 뛰어들어 비임금 근로자로 분류되는 장년층이 늘어나면서 고용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나라는 50대 초반까지는 빈곤율이 OECD 평균보다 낮은데, 55세를 기점으로 빈곤율이 급등해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같이 노후준비가 미비한 수준인 만큼, 장년층 일자리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출산·육아기 여성고용률 OECD 최하위권 OECD 포럼(EPA=연합뉴스 DB)올해 2분기 15∼64세 한국 여성고용률은 55.4%로 전분기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1년 만이다.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OECD 34개 회원국 중 28위로, 주요 7개국(G7) 평균인 63.4%는 물론 OECD회원국 평균(58.4%)보다도 낮다. OECD 국가 중 여성고용률이 가장 높은 아이슬란드(82.1%)나 스위스(75.6%)와는 거의 30% 포인트 차이가 난다.특히 출산·육아기에 해당하는 25∼54세의 여성고용률은 62.9%로 G7평균 71.9%는 물론, OECD 평균 67.3%를 크게 밑돌아 34개 회원국 중 30위를 차지했다. 서울베이비페어의 엄마와 아기(서울=연합뉴스 DB) 15∼64세 한국 남성고용률은 75.6%로 OECD 평균 74%를 상회했으며, 34개 회원국 중 15위를 차지했다. 25∼54세 남성 고용률은 87.9%로 역시 OECD평균 85.7%를 웃돌았고,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11위로 상위권이었다.우리나라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여성인구는 지난 6월 2천571만5천796명을 기록해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남성인구를 앞질렀다. LG경제연구원의 이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전형적인 M자형으로, 20대 초중반 높아졌다고 30대가 되면서 낮아지고 50대 이후 높아진다"면서 "여성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현대경제연구원 김 연구위원은 "청년과 장년층에 비해 극도로 떨어지는 여성고용률을 평균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여성고용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
국민 2명 중 1명 "노후 준비 제대로 못했어요"보험연구원 조사…주 원인은 자녀 교육비·결혼 비용응답자 81.4% "정년 연장되면 더 근무하겠다"(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후 준비가 미흡한 주된 원인으로는 자녀에게 들어가는 과도한 교육비와 결혼비용이 꼽혔다. 보험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15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노후 준비를 평가해 보라는 질문에 49.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연구원이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5월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구원은 보험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자 매년 이 조사를 하고 있다. 노후 준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지난해 조사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연령별로는 20대(66.7%)와 30대(52.0%), 직업별로는 블루칼라(55.5%)의 부정적 응답률이 높았다. 학력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응답이 더 많이 나와 중졸 이하인 응답자 중에는 53.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필요한 노후 소득 대비 노후준비가 어느 정도 됐느냐는 물음엔 필요 노후소득의 50∼70%라는 응답이 39.8%로 가장 많았고 30∼50% 미만(27.3%)이 그 뒤를 따랐다. 노후 준비를 잘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자녀 교육비와 결혼 비용 등 양육비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41.3%로 가장 높았다.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족'(19.0%),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나 정보 부족'(11.2%)이 그 뒤를 이었다. 노후소득은 현재 월 소득의 70∼90%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42.3%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월 소득의 50∼70%(37.5%), 50% 미만(15.6%) 순이었다. 노후소득을 마련하기 위한 월평균 저축 수준은 11만∼20만원이 27.2%로 가장 많았다.또 10만원 이하라는 응답이 21.4%여서 20만원 이하라는 의견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도 근로 소득을 창출하려는 욕구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적합한 소득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35.1%가 '창업을 포함한 재취업을 통해 얻는 근로소득'이라고 답했다. 정년이 연장된다면 정년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한편 전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오른 99.7%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은 전년대비 1.4%포인트 상승한 87.2%였고 손해보험은 4.1%포인트 오른 91.8%였다. 개인별 보험가입률은 96.7%로 지난해 조사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개인별 생명보험 가입률은 지난해보다 0.4%포인트 하락한 78.9%였지만 개인별 손해보험 가입률은 5.4%포인트 상승한 79.7%로 나타났다.
-
'청년 고용절벽' 눈앞…늦출 수 없는 임금피크제임금피크제 도입 청년본부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임금피크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정년연장을 얻고 임금피크제를 도외시하는 노동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정년 연장에 인건비 부담 '눈덩이'…노동계는 반발"정년보장과 임금피크제 맞바꾸는 '빅딜' 필요"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올해 7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청년 20여명이 모였다. '청년들은 일하고 싶다. 임금피크제 도입하라', '임금피크제 피할 수 없는 선택' 등의 피켓을 든 이들은 청년단체들의 모임인 '임금피크제 도입 청년본부' 소속 회원들이었다.이들은 "내년 정년연장 시행을 앞두고 청·장년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시급하다"며 임금피크제의 법제화를 촉구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이들의 외침은 지금 청년들의 절박한 마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취업 바늘구멍'이 정년 연장으로 더 좁아진다고 하니 울분이 쌓일 수밖에 없다. 중장년도 울적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식들 대학 보내고 결혼시키느라 목돈이 필요한 50대 후반에 임금을 깎는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한 노릇이다. 모두가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할 시점이다. ◇ 정년 60세 연장…'청년 고용절벽' 현실로 다가와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점차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일본이 임금피크제의 원조 국가다. 60세 정년이 확산한 1970년대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임금피크제 확산을 노동개혁의 핵심과제로 꼽는 이유는 정년연장법 시행으로 '청년 고용절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공공기관과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기업에서도 60세 정년이 의무화된다. 이러한 정년연장법은 급속한 고령화로 노년층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그 대책으로 마련된 법이다. 문제는 그 법이 청년 고용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77개 기업의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3.6% 줄었다. 올해 채용 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은 59.1%에 그쳤다.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신규 채용이 없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대기업의 36.5%는 '정년연장·통상임금 문제'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정년연장 문제가 청년고용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박람회(연합뉴스 자료사진)더구나 우리나라는 임금 연공성(1년차와 30년차 근로자의 임금수준 차이)이 워낙 큰 편이다.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9개국의 제조업 임금 연공성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313에 달했다. 영국(157), 독일(191)은 물론 우리나라와 임금체계가 비슷한 일본(242)보다도 크다. 이처럼 정년을 앞둔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이 크다 보니 기업들로서는 신규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다급해진 정부는 올해 316개 전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공 부문의 임금피크제 확산 분위기를 민간까지 확산시켜 내년 정년 연장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 중장년층은 임금피크제 부정적…노동계도 강력 반발 정부가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5월말 '노조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 추진 방침을 내놓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평소 누리꾼들이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에 비판적인 것을 감안하면 뜻밖의 여론이었다. 심각한 청년실업을 생각하면 더욱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답은 만혼이 일반화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누리꾼 'ujui****'는 "50대면 한창 애들 결혼시키고 대학 보낼 때인데 임금피크제 하면 자식은 취업 못해서 돈 없고 부모는 월급 깎여서 힘들고. 답 없다. 진짜"라고 한탄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결혼연령은 남자가 32.4세, 여자가 29.8세에 달했다. 남자 회사원이 30대 중반의 나이에 아이를 얻으면, 50대 중반에 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임금피크제가 시작될 무렵 가장 큰 목돈이 필요해지는 셈이다.노동계는 이러한 여론을 등에 업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거세게 저항했다. 이에 4월 노사정 대화 결렬 후 정부는 노조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를 추진하려고 했다. 임금피크제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하는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6월 노동개혁을 위해 노사정 대화를 재개할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노동계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관철하려 하다가는 노사정 대화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반대!,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임금피크제 반대,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등 10대 과제 관철을 위한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pdj6635@yna.co.kr이후 정부·여당은 취업규칙 변경 등을 노사정 의제에 포함하되 '대화와 합의로 추진한다' 정도의 원론적 선언 후 중장기 과제로 미루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 노동계의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이 26일 노사정 대화 복귀를 선언했지만, 앞으로 취업규칙 변경이 노사정 대화의 실질적인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본 벤치마킹해야"…정년보장·임금피크제 '빅딜' 필요 노조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를 밀어붙이기 힘들다면, 임금피크제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 노사 자율로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임금피크제가 보편화한 일본이 좋은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됐다. 일본에서 임금피크제가 1970년대부터 별 저항없이 확산한 데는 일본 특유의 고용보장 문화가 큰 몫을 했다. 근로자에게 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대신 정년을 철저히 보장해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얘기다.실제로 일본 기업의 90% 이상은 근로자에게 60∼65세 정년을 보장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의 정년이 58세지만,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연령이 53세에 불과할 정도로 정년을 채우는 사람이 드문 국내 현실과 극히 대조된다. 노조와 오랜 협상을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한 시중은행 임원은 "사측은 정년보장으로 근로자들의 해고 불안감을 덜어주고,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사측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도 "경영계는 대규모 명예퇴직 등으로 인건비 부담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되 정년을 보장하려 애쓰는 '힘든 길'을 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도 요구된다. 무조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정년 연장과 인력 고령화, 인사적체 등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경영계의 사정을 이해하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국 경제의 급강하, 엔저 타격, 내수 침체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사측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자세를 버리지 못할 때, 남는 것은 국민의 외면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재호 기술교육대 교수는 "노사 모두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노동개혁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의 유연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받는 임금과 고용의 '빅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